조금 더 행복했던 순간 – 2024년 12월, 두바이 여행기
조금 더 행복했던 순간 – 두바이, 첫 이틀의 기록
2024년 12월,
현지 시각 오후 7시 50분, 두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빛, 낯설지만 설레는 공기의 온도.
겨울의 끝자락, 나는 조금 더 따뜻한 곳에서
조금 더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 Day 1 – 밤거리, 그리고 Zaroob에서의 첫 맛
숙소는 Emirates Tower 메트로 역 인근의 Lulu Residence.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이곳은 메트로 접근성이 좋아 두바이 초심자에게 딱 알맞은 곳이었다.
짐을 풀고, 샤워를 마치고, 별다른 계획 없이 밤거리로 나섰다.
걸음을 옮기다 우연히 들른 Zaroob 레스토랑.
외관은 캐주얼했지만 음식은 기대 이상이었다.
중동식 타파스처럼 작은 접시들에 담긴 후무스, 무타발, 팔라펠,
그리고 레바논 스타일의 신선한 빵.
강렬한 향신료보다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었고,
그 덕에 부담 없이 첫 중동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두바이의 밤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여유롭다.”
그날의 마지막 문장은, 내 머릿속에 그렇게 남았다.
🕌 Day 2 – 올드 두바이,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이튿날 아침, 택시를 타고 올드 시티로 향했다.
**알 파히디 역사 지구(Al Fahidi)**를 중심으로 펼쳐진 이 지역은
두바이의 뿌리와도 같은 곳이다.
좁은 골목, 샌드톤의 건물들, 낮게 깔린 태양빛 아래
두바이의 과거가 고요하게 살아 있었다.
걸음을 옮기다 들른 유명한 아라비아풍 스타벅스.
전통 패턴이 장식된 외관과 이슬람 건축 양식의 인테리어는
‘스타벅스조차 이 도시에선 이국적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리고 지도를 보다 우연히, **커피 박물관(Coffee Museum)**을 발견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고대 에티오피아부터 중동식 커피 문화까지,
커피 애호가라면 놓칠 수 없는 깊이 있는 전시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커피와 대추야자를 만족할때까지 주신다.
이후엔 **두바이의 미래를 상징하는 미래 박물관(The Museum of the Future)**으로 이동.
아쉽게도 표는 매진.
하지만 외관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었다.
거대한 타원형 구조물, 그 표면을 채운 아랍어 캘리그래피.
그 앞에 선 나는, 말없이 그 곡선을 따라 눈을 움직였다.
🍫✨ Day 2 하이라이트 – 미르잠 초콜릿과 글로벌 빌리지
미래 박물관 앞에서 잠시 아쉬움을 뒤로한 채,
택시를 타고 미르잠 초콜릿 공장으로 향하던 길.
그런데 기사님이 목적지를 조금 일찍 내려주셨다.
처음 보는 거리, 낯선 건물들.
어디쯤일까 두리번거리며 걷던 중,
눈앞에 펼쳐진 건 슈퍼카가 빼곡히 주차된 중고차 딜러숍이었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
꿈에서나 볼 법한 차들이 아무렇지 않게 줄지어 서 있었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나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갔다.
구경할수있는지 정중하게 묻자,
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Feel free, take your time.”이라고 대답했다.
의외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차를 직접 보고, 사진도 찍고, 잠시 상상 속의 드라이브까지 즐겨봤다.
그곳은 우연히 만난 두바이식 사치와 관대함의 한 장면이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착한 Mirzam Chocolate Makers.
앞서 말한 감동의 초콜릿 경험은,
이 예기치 않은 코스 덕분에 더 짙어졌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 여행의 목적 중 하나였던
Mirzam Chocolate Makers.
초콜릿 공장과 카페, 그리고 부티크가 함께 있는 이 공간은
단순한 디저트 공간을 넘어선 문화적 체험이었다.
원두부터 포장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특히 오렌지 다크 초콜릿 바는 진심으로 감동적인 맛이었다.
진한 다크 초콜릿과 상큼한 감귤류의 조화는
기억에 오래 남을 미각 경험이었다.
마지막 코스는 글로벌 빌리지(Global Village).
전 세계의 문화가 하나의 테마파크 안에 모인 듯한 이곳은
사실 기대보다는 훨씬 더 화려하고 다채로웠다.
각국의 파빌리온을 구경하며 길거리 음식을 맛보고,
공연도 보고, 쇼핑도 하고.
심지어 놀이공원도 있었다. 우리는 자유이용권은 부담스러워 귀신의집과 대관람차만 탔다
관광지라기보다 세계 여행의 압축판 같았다.
✅ 실용 정보 요약
- 두바이 공항 도착 후 첫날은 무리하지 말고 주변 산책 + 음식 탐방 추천
- Lulu Residence는 위치, 조용함, 가성비 모두 우수
- 올드시티에서는 미리 스타벅스/커피박물관 위치 체크 후 도보 이동
- 미래 박물관은 사전 예약 필수 (매진률 높음)
- Mirzam은 투어보다는 자유관람 + 구매가 중심, 오후 시간대 추천
- 글로벌 빌리지는 입장료 있음, 저녁 시간대가 더 화려함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꽉 찼다.
과거와 미래, 전통과 초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두바이에서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지고 있었다.
다음 글에서는
마리나에서의 여유로운 하루와 아부다비에서 맞이한 첫날의 인상 깊은 순간들을 나눠보려 한다. 🌊🏙